디즈니 CEO “트위터 인수하려 했지만 너무 비열해서…”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4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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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트위터를 거의 인수하려고 했다가 막판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아이거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트위터 인수가 디즈니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것을 우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아이거 CEO가 쓴 책 ‘일생의 여정: 월트디즈니 CEO로 15년간 배운 교훈’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처음에 트위터를 인수하면 디즈니 작품 배포를 현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막판에 옳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잭 도시 트위터 CEO에 전화를 걸어 취소했다.

아이거 CEO는 “디즈니 브랜드는 기술이 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말한다”며 “다른 소셜미디어처럼 트위터는 우리 세상에 많은 선한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악한 것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그것을 떠안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이거 CEO는 “(트위터의) 비열함은 도가 지나치다(The nastiness is extraordinary)”며 “내가 처음에 감수하려고 했던 것보다 문제가 더 컸다”고 강조했다.

아이거 CEO는 “나는 15개, 20개 서로 다른 주제에 대해 팔로우하면서 내 트위터 뉴스피드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막상 들어가서 알림을 보고 있자면 스스로 되묻게 된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내가 왜 이 고통을 겪고 있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이거 CEO의 트위터 계정을 보면 그가 소셜미디어 남용 문제를 지적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팬이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거 CEO에 “남성성을 키워라(grow your balls back)”며 “페미나치(feminazi·급진적인 페미니스트를 비하해 부르는 말) 캐슬린 케네디(프로듀서)를 해고하라”고 썼다.

아이거 CEO는 디즈니 임원진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캡틴 마블’이나 ‘블랙팬서’와 같이 성별·인종적 다양성을 넓히려는 영화들조차도 제작자 임원들이 대부분 백인 남성이었단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캐슬린 케네디는 ‘스타워즈’를 여성 감독이 맡는 날이 오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거 CEO는 또 애플 창업자이자 생전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며 “스티브는 상당한 양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잡스가 살아있다면 두 기업을 합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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