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어른’ 던퍼드 합참의장 9월 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5일 2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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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마지막 어른’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64·사진)이 다음달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합참의장은 현역 군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13일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백악관의 마지막 어른이 떠난다(The last adult is leaving the room)’는 기사에서 “다른 군 지도자에 비해 덜 주목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능숙하게 다뤘던 인물”이라며 “벌써부터 그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퇴임을 아쉬워했다.

특히 그가 2015년 9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합참의장에 올랐음에도 무난히 임기를 마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던퍼드 의장은 각각 올해 1월 퇴임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과 함께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을 형성하며 변덕스럽고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자제시켜왔다. 그러면서도 최고 권력자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은 채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 전 장관은 대통령과 사사건건 불화를 빚다 굴욕적 ‘트윗 해임’을 통해 지난해 3월 옷을 벗었다. 역시 대통령이 발탁한 켈리 전 실장과 매티스 전 장관도 불과 2년 만에 자의반 타의반 사퇴했다. 역시 행정부 내 또 다른 어른으로 불렸던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15일 퇴임했다.

FP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6월 말 그가 미국의 이란 공격을 자제시켰다고 전했다. 당시 이란이 미 무인기(드론)를 격추하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공습을 추진하다 인명 피해를 우려해 막판 취소했다. 한때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진행자가 취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진짜 대통령을 움직인 사람은 던퍼드 의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P는 “그가 대통령에게 예상 사망자 수 등 엄청난 후폭풍을 야기할 각종 수치를 제시했다. 결국 대통령도 ‘드론 1대’와 ‘이란인 150명의 목숨’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동의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4일 독립기념일 열병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호화로운 행사를 원했던 대통령의 뜻을 앞에서는 거스르지 않고 막후에서 행사 규모를 줄여 ‘돈 잔치’ 비판을 누그러뜨렸다. 군사 전문가 할란 울먼은 FP에 “최고의 합참의장”이라고 호평했다.

1955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던퍼드 의장은 세인트마이클스대를 졸업하고 1977년 해군으로 임관했다. 젊은 시절 한때 법률가를 꿈꾸며 로스쿨 진학을 고려했지만 당시 상사의 만류로 군에 남았다. 2012~2013년 아프간 주둔 미군 총사령관, 2014년 해병대 사령관을 거쳐 합참의장에 올랐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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