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왕이라 생각하는 트럼프…“원하는 건 다 할 수 있어”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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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치 왕이라도 된 듯 착각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보수 학생운동단체인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행사에서 “나는 수정헌법 2조에 따라 대통령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할 권한이 있다”며 “그러나 나는 그런 얘기는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헌법 2조와 관련해 이러한 주장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고하려 한 혐의에 대해 “수정헌법 2조에 따라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며 “헌법에 따라 나는 그를 경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달 초에도 그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에서 드러난 공모 및 사법 방해 증거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정헌법 2조를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 수정헌법 2조에는 대통령의 집행권(executive power)에 대한 규정이 기술되어 있을 뿐 대통령이 전권(total power)을 가진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감독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탄핵 절차와 관련한 규정도 담겨 있다.

시러큐스 대학의 윌리엄 C. 뱅크스 법학 교수는 이날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모든 어린 학생들이 도덕 시간(civics)에 배우는 기본적인 내용을 모욕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하겠다고 한 맹세는 헌법이 허용하는 것만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무제한적인 권력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트럼프)는 군주가 아니라 최고 통치자다”라고 강조했다.

뱅크스 교수는 또 “최근 몇 년 동안 대통령의 권한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커졌다”며 “그럼에도 자신이 법 위에 있음을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전 세계 독재자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자신도 그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는 아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장벽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이민법 개혁 과정에서 맞닥뜨린 어려움 등을 거론, 이러한 것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러한 점(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는 없다)을 일깨워줬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비판했던 여성 초선의원 4명을 또다시 공격했고, 지난해 민주당이 승리한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불법 이민자들이 여러 차례 투표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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