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클린턴과 대선 경쟁했던 美 억만장자 로스 페로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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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선 후보답지 않은 후보” NYT 혹평에도 19% 득표율 기록
“소박했던 옛 미국의 가치 되살리자” 주장하며 중산층 지지 얻어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가족애와 애국심을 소중히 여긴 미국의 소박한 옛 가치를 되살리자”는 메시지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사업가 로스 페로(사진)가 9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자택에서 백혈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해군 제대 후 IBM 판매사원으로 일하던 페로는 32세 때 설립한 데이터 처리업체 EDS가 정부 사업을 수주해 큰돈을 벌었다. 1992년 2월 CNN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예고 없이 “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며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공화당)과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 사이에 앉아 TV토론을 벌인 페로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역대 다른 어떤 대선 후보보다 후보답지 않은 후보였다”고 평했다. 하지만 보호무역, 정치권 적폐 혁파를 공약으로 내건 페로는 출마 포기와 번복을 거듭하면서도 중산층의 지지 덕에 최종 득표율 19%를 기록했다. 클린턴은 득표율 43%로 당선했으며 부시 전 대통령은 38%를 득표했다.

1996년 대선에 재도전했지만 경영윤리 의혹이 불거지며 4년 전 돌풍을 재연하지 못하고 득표율 8%로 낙선했다. 1979년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구출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국무부 관계자는 “페로의 당시 업적은 상당히 과장됐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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