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민당’ 정권 탈환…“아름다운 싸움 시작할 것”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8일 0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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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 과반 넘은 158석 차지…연합 없이 정부 구성
치프라스 총리 "신민당 집권, 복수로 이어지지 않길"

7일(현지시간) 열린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이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를 누르고 1당에 올랐다. 5년 만에 이뤄진 정권 교체다.

AP통신은 개표 80%가 이뤄진 현재 키라이코스 미초타키스(51) 대표가 이끄는 신민당이 39.7%를 득표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45)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의 득표율은 31.6%에 그쳤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한 극우 황금새벽당은 3%를 밑도는 득표율을 얻어 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신민당의 예상 의석수는 158석으로 전체 300석의 과반을 넘는다. 이에 따라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시리자는 약 86석을 가져가며 원내 제2당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현재 144석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숫자다.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는 승리가 확정되자 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는 그리스인들의 강력한 변화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오늘부터 힘들지만 아름다운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총선 공약이었던 세금 인하, 투자 유치, 고용시간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그리스 인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가 이를 증명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고 미초타키스 대표에 축하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테네 도심에서 연설을 통해 “시민들은 선택을 했다. 우리는 국민의 투표를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 “책임감 있고 역동적인 야당으로서 그리스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신민당의 정권 탈환이 복수심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시리자가 일궈낸 노동자 보호법 등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와 이어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뒤 조기 총선을 발표,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선거를 7월로 앞당겼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고조되던 2015년 1월 총선에서 ‘긴축 거부’ 등을 약속하며 군소 정당이던 시리자를 승리로 이끌고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총리가 되자 그는 약속과 달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를 결정, 채권단의 더 강력한 긴축안에 수용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세율을 올리고, 공공 서비스를 축소하며 시민의 반발을 샀다.

금융 위기와 함께 실업률과 빈곤율이 치솟았다. 경제 규모는 4분의 1로 축소됐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감세 정책, 강력한 성장,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이다. 그의 형제는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그의 조카가 아테네 신임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며 차기 지도자로 떠올랐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그리스를 기업 친화적인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관료주의 타파,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오늘날 유권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그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내일 그리스에는 더 좋은 날이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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