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막판 대결 두 사람…‘강경파’ 존슨 vs ‘온건파’ 헌트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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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동네 형’ 같지만 막말·여성편력 심한 존슨
“EU와 브렉시트 협상 자신있다” 사업가 출신 헌트

영국 차기 총리를 뽑는 보수당 당대표 선거에서 최종 2인으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 남았다.

지금까지 결선투표 결과를 보면 존슨 전 장관이 압도적 1위를 유지해오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0일(현지시간) 실시된 5차 결선투표 결과 존슨 전 장관은 313표 중 과반수인 160표를 얻었고, 헌트 장관은 77표를 얻었다.

하지만 존슨 전 장관은 유럽연합(EU)과의 합의없는 EU 탈퇴, 즉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브렉시트 강경파. 이를 반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파나 중도파들은 유일한 대항마인 헌트 장관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 보리스 존슨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막말을 하는 습관도 그렇지만 헝클어진 금발머리 때문에 더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은꼴’로 자주 회자된다. 옥스퍼드 대학 졸업 후 더타임스에서 일하다가 기사에 조작 인터뷰를 인용한 게 걸려 해고된 후 다른 곳으로 이직해 언론인 경력을 쌓았다.

지난 2008~2016년 런던시장 재임 시절 백팩을 매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습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축하 행사 때는 직접 와이어를 타고 영국 국기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말과 실언,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한지 2주 만에 불륜관계였던 마리나 휠러와 결혼했지만, 25년 결혼생활 끝에 또 이혼했다. 그가 결혼생활 중 안나 파재컬리 기자, 미술 평론가 헬렌 매킨타이어, 보좌관 출신 캐리 사이먼드 등과 불륜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문건이 지난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찬성으로 이끈 주역이라고 평가된다. 그는 “나간다는 건 말 그대로 나가겠다는 것(Out is out)”이라며 EU와 협상 없이도(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러미 헌트

엘리자베스 여왕의 먼 친척으로 알려진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EU 잔류파 앰버 러드 고용연금장관, EU 탈퇴파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의 지지를 모두 받을 정도로 폭넓은 친화력을 자랑한다

헌트 전 장관은 2010년 문화체육부 장관에 임명돼 당시 런던시장이었던 존슨 전 장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2012 런던올림픽을 함께 준비했다. 올림픽 예산을 두 배 이상 올리는 등 파격적인 행정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개회식 때 히틀러와 나치에 대한 승리를 보여주자고 제안해 실무자와 갈등을 겪었다는 일화가 있다.

2016년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를 주장했지만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자 태도를 바꿨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진 않지만 EU와 재협상이 가능하다면 브렉시트를 한 번 더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 입문 전에는 사업을 했는데 친구와 공동설립한 사설 교육기관 핫코스가 성공하면서 막대한 부를 얻었다. 스스로를 “협상에 준비된 사람”이라고 사업 경험에 자부심을 드러내며 브렉시트 협상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가디언은 “존슨은 사랑받지만 동시에 혐오받는 인물”이라면서도 “헌트는 존슨에 비해 대중 존재감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총리직은 단독연주자가 아닌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며 “의회를 연합시켜 협상안 가결로 가려면 뛰어난 정치적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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