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때 외국서 경쟁자 정보 받아도 돼” 논란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13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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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인터뷰서 “잘못된 정보일 때만 FBI에 신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외국으로부터 경쟁자 정보 제공 등의 도움을 받더라도 수사당국에 신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듣기에 따라 외국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을 묵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외국의 정보요원으로부터 상대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보 습득을 선거 개입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습득 자체는 (선거) 방해가 아니다”면서 “그들(외국의 정보요원)이 정보를 갖고 있다면 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공 받은 정보에) 뭔가 잘못된 게 있다면 FBI에 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크리스토퍼 레이 전 FBI 국장이 최근 의회 답변에서 ‘후보자는 FBI에 그런(외국으로부터 습득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틀렸다”며 “(정보를) 듣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의원들도 모두 그렇게 행동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러시아 스캔들’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은 2016년 6월 트럼프 타워에서 러시아 측 인사들과 만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타격을 줄 정보를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진 로시 전 버지니아주 연방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 발언에 대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를 제시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그의 변호인단을 기절시키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발언은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그 가족과 선거캠프의 의도까지 보여준다”며 “귀중한 시인(a jewel of an admission)”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애덤 시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윤리적이든 비애국적이든 상관없이 어떤 행동에도 관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여러 차례 선을 넘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프 위원장은 “의원들이 선거 운동 과정에서 외국의 지원을 받고 보고하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는 자신의 결여된 도덕성을 타인에게도 투영한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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