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훌륭한 총리 될 것”…내정간섭 등 트럼프 英방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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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3일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영국 방문이 내정 간섭, 외교 결례, 호화 방문 등 갖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영국 더선 인터뷰에서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을 언급하며 “그가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존슨 전 장관은 각종 막말과 기행으로 ‘영국의 트럼프’로 불린다. 7일 퇴임을 앞둔 테리사 메이 현 총리에게 결례일뿐더러 타국 정상의 선출 과정에 대한 언급 자체가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적대적인 미국인 왕실 인사 메건 마클 왕손빈에게도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마클 왕손빈이 2016년 미 대선 때 자신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nasty) 몰랐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예의 ‘가짜 뉴스’ 핑계를 댔다.

트럼프 일가(一家)가 런던 한복판의 초호화 5성급 호텔 코린시아에 머문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대통령 부부는 미 대사관저에서 머물지만 자녀 4명은 하루 숙박비만 무려 2만7000달러(약 3200만 원)인 코린시아 로열 스위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는 “대통령이 방문 전부터 영국에 ‘외교적 두통’을 안겼다”고 꼬집었다. CNN도 “왕실 인사에 모욕적 발언을 하고 영국 국내 정치에도 저돌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영국 왕실 또한 당초 성대하게 계획했던 환영 행사 규모를 줄였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3일 버킹엄궁 정원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 왕세자 부부 등이 참석하는 공개 환영식이 비공개 행사로 치러진다고 2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마지막 날인 5일 런던 근교 포츠머스에서 열릴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서 어떤 연설을 할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해 미국과 유럽의 단합을 강조하고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자는 취지로 계획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유럽 각국과 방위비 지출, 무역적자 등으로 갈등해 왔다.

그는 지난해 7월 첫 번째 영국 방문 때도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대로 인해 수도 런던에 불과 몇 시간만 머물렀다. 이번 방문에서도 영국 내 ‘트럼프 반감’만 높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에 이어 방문할 아일랜드에서는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고집해 ‘골프장 홍보’ 논란도 일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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