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든 대만이든 끝까지 간다”…中, 美에 결사항전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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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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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0자 무역전쟁 ‘백서’ 발표…관영매체는 ‘美 때리기’
中국방장관, 샹그릴라대화서 천명…“분열 시도 마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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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관세를 넘어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와 군사 분야로까지 확전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2일 자국에 대한 압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향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중국의 국방수장은 “누군가 중국을 갈라놓으려 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고,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무역분쟁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담은 8300자 분량의 문서를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날 ‘중미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란 제목의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는 무역전쟁 발발 책임을 트럼프 행정부에 돌리고, 관세인상 조치는 결국 미국 정부의 목을 겨누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우선 백서는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양국 관계의 균형추이자 추진기”라며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 및 세계 번영과 안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7년 출범한 미국 정부, 즉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을 무기로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 갈등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백서는 또한 최근 양국이 주고받은 관세에 대해서는 미국이 먼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분명하게 책임을 돌린 뒤, “중국은 국가와 인민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주창하는 미 정부는 일련의 일방적이고 보호적인 조치를 취해왔다”며 “‘관세’라는 큰 막대기를 휘두르며 자신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다른 국가에 강압했다”고 맹비난했다.

백서는 “관세 인상은 미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반대로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며 “무역전쟁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두려움 때문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싸울 것이다”고 백서는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1일부터 예고했던 대로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최고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백서가 발간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 때리기’에 거들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도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을 게재했는데 이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로 3주째다.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압박에 맞서 중국은 전략적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세에 따라 유리하게 대처하고, 총괄적인 계획을 세워 정확한 대책을 시행해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은 이날 남중국해 및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반대한다면서 양국(미국과 중국)이 갈등이나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을 통해 “대만과 관련해 누군가 중국을 갈라놓으려 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대만 문제에 대한 어떤 간섭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최근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대만과 중국 사이의 대만해협에 자국 함정이 오가도록 했다. 중국은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배타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반접근지역거부’로 지정하고 군사력을 집중 배치, 미국의 군사력이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여전히 통일해야 할 영토의 일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 조치에 대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며 비판해 왔다.

웨이펑허 부장은 “우리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평화통일의 과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결의와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며 중국 영토를 방어하는 건 군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웨이 부장은 이날 인민해방군복을 입고 참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대만을 감히 갈라놓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 통합을 위해서 중국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실제 행동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우정국은 이날 미국의 대표 배송업체 페덱스가 중국으로 와야 할 배송 물품을 미국으로 잘못 배달했다며, 이 업체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지만,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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