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배넌, 유럽 극우 돌풍에 ‘우쭐’…“총리도 낼 것”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8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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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인터뷰 “조기총선시 패라지가 英 총리 돼”
백악관 떠난후 유럽서 극우 지원 활동 해와

유럽에서 극우 정당들을 독려하는 활동을 해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이 유럽 통합운동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또 나이절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당수가 장차 영국 총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배넌은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극우 당들이 약진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환영하면서 “유럽연합(EU)이 늘 해오던 통합운동은 죽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7년 8월 백악관을 떠난 후 2~3년간 유럽 극우정당 간을 연결시키는 데 힘써왔다. ‘더 무브먼트’란 단체를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해 신생 정당들을 지원했고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는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 머물며 전체 선거를 지휘했다.

배넌은 “장 클로드 융커(EU 집행위원장)나 다른 어떤 군중도 더 이상 통합을 주장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럽 내 반 EU 우익당들이 연대한 ‘슈퍼그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몇 가지 핵심 문제들에 입장이 다르지만 슈퍼그룹을 구성해서 EU를 향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현재 폴란드 집권당인 우익 민족주의 성향 법과정의당(PiS), 영국 브렉시트당은 프랑스 극우파인 르펜의 국민연합과의 연계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배넌은 르펜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당을 꺾었다는 이유로 슈퍼그룹의 핵심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또 패라지 당수를 ‘친구이자 동료’라고 표현하며 “유럽의회 선거 유세 중 그와 통화했으며 그의 브렉시트당이 31.6%의 득표율을 얻은 후 연락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6월6일 영국 동부 피터보로시의 국회의원 중간선거에 브렉시트당 후보를 내놓을 예정이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얻은 인기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만약 그가 의석을 얻고 의회에 진출한다면, 그것은 꽤 놀랄 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패라지 당수가 올 가을 영국 총리로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패라지 당수의 총리직 시나리오를 짜는 이유는 만약 영국이 연장된 브렉시트 시한인 10월31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조기 총선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자는 의견이 늘고 있지만 노딜을 막기 위해 내각 불신임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의원도 여럿이다.

만약 조기 총선이 치러지면 이번 유럽의회 선거 기세를 몰아 패라지 당이 다수당이 되고 그가 총리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패라지는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400만 표를 얻어 영국독립당(Ukip)당 의원 24명을 당선시켰다. 올해는 브렉시트당으로 28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큰 역할을 한 ‘책사’인 배넌은 한때 행정부 ‘비선 실세’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며 2017년 백악관을 떠났다. 배넌은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극우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공동 창립해 미국 대안우파(alt-right)의 아버지 격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은 9%로 5위를 차지했다. 이는 1832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리고 제1야당인 노동당도 브렉시트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3위로 주저앉았다. 브렉시트당은 패라지 당수가 지난 2월에야 등록한 신생당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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