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약혼녀 “트럼프, 사우디에 살인면죄부”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6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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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은 미국의 가치 최우선으로 여겨"
16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증언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정부의 카슈끄지 살해에 눈을 감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카슈끄지의 약혼녀인 하티제 젠기즈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는 현상유지에 맞섰고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기 위해 항상 미국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겼다”며 “자말이 미국의 대응을 봤다면 매우 실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 및 심각한 인권 위반으로 인식됐다.

미국에 거주하며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결혼 관련 서류를 받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살해의 배후로 지목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의혹을 부인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CIA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사우디에 대한 지지도 철회하지 않았다.

젠기즈는 16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젠기즈는 또 지난해 10월 카슈끄지가 살해된 이후 사우디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이나 애도 표명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4명의 자녀에겐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카슈끄지가 살해되기 전 마지막으로 그를 봤던 인물이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과 터키 수사 당국은 20여명의 사우디 요원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한 뒤 그의 시신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젠기즈는 또 카슈끄지가 살해된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면담했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정상적인 지도자가 아니며 괴상한 행동을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젠기즈는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으며 박사학위을 취득하기 위해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슈끄지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젠기즈는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그가 살아 있다고 말하면 나는 이를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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