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만 전달해야 하는 앵커 고역”…윈프리, CBS프로 하차 배경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일 21시 33분


수십 년 동안 미국 TV 토크쇼를 주름잡으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오프라 윈프리(65)게도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 감정이 풍부한 윈프리는 “사적 감정을 배제한 채 대중에게 팩트(사실)를 전달해야 하는 기자나 앵커라는 직업이 고역이었다”고 30일 발간된 연예잡지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윈프리는 2017년 1월 “용감한 도전”이란 찬사를 받으며 CBS의 유명 시사뉴스 프로그램 ’60분‘의 객원 진행자로 영입됐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최근 사직했다. 윈프리의 보도 스타일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60분‘ 제작진은 윈프리에게 “리포팅에 너무 감정이 많이 실려있다”는 직설적 비판을 가했다. 심지어 윈프리가 리포팅 후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조차 “너무 감정적이다. 기자답게 말하는 방법을 연습하라”고 지적했다. 자존심이 상한 윈프리는 “(이름을 말할 때)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부분이 오프라냐, 윈프리냐”며 반박했다.

젊은 시절 지역방송국 앵커로 일한 바 있는 오프리는 “언론 초년병 시절에도 성격을 ’톤다운‘하라는 충고를 들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60분‘에서 일하다보니 내 성격까지 무미건조해지는 듯 했다.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윈프리는 이날 할리우드리포터가 제정한 ’연예계 여권상‘ 수상식에도 참석했다. 제1회 수상자인 그는 “당초 ’더 이상 상은 필요없다‘고 고사했지만 이 상의 취지가 20명의 저소득층 고교생들에게 유급 인턴직을 제공하고 2명에게 대학 학비를 주는 행사인 것을 알고 마음을 돌렸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