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제 관련 통화’ 후 태도 바꿔
‘역대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라며 조롱해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항상 그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그는 재임시절인 1979년 1월 중국과의 국교를 성사시킨 카터 전 대통령과 사상 처음으로 통화하며 중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항상 카터 전 대통령과 로잘린 카터 여사를 좋아했다. 미국 국민을 대신하여 그들에게 그의 행복을 기원했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카터 전 대통령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하며 조롱한 적이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여겨지지 않아 기뻐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을 싸잡아 조롱했다.
또 2014년과 2016년에도 그는 인터뷰와 트윗 등에서 카터 전 대통령을 비꼬았다. “죽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대통령으로서 살아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뻣뻣하다”고 한 것이다. 94세인 카터 전 대통령은 현재 최고령 전직 대통령이다.
카터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WP에 인권과 사람들을 돌보는 것, 동등하게 대하는 것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앙’이라며 대통령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초 카터 전 대통령이 미중 관계에 대한 조언을 담은 편지를 보냈고 이어 13일 밤 서로 통화까지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카터 전 대통령이 14일 아침 자신의 고향 마을의 교회에서 청중들에게 한 말을 인용해 미 공영라디오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나가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역시 이런 대화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된 것이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 후 어느 나라와도 전쟁을 벌이지 않은 데 비해 미국은 전쟁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청중들에게 “미국의 가치를 전 세계에 부과하려는 욕망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나라가 됐다”고 비판하면서 반면 중국은 국방비 대신에 고속철도 등의 사업에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1등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나는 그 때가 정말로 두렵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신경쓰는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난 그를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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