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총포상 “北대사관 침입 리더, 어린이용 모형총 6정 사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5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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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사건을 주도했던 에이드리언 홍 창(또는 에이드리언 홍)이 26유로(약3만2000원)짜리 가짜 총 6정을 사가지고 간 사실이 총포상 주인을 통해 확인됐다. 앞서 고등법원 판사가 공개한 문건을 통해 침입자들이 가짜 총을 비롯해 결박용 테이프 등을 시내 상점에서 구매한 사실은 알려졌지만, 총포상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간지 엘문도는 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의 총포상 티엔다 쇼케의 책임자 하비에르 콘테가 북한대사관 침입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침입자들에게 판매했던 모형권총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엘문도에 따르면 티엔다 쇼케는 마드리드 내에서 잘 알려진 총기류 판매점이다.

콘데는 2월 22일 오전 10시 6분 에이드리언 홍 창 혼자 가게에 들어와 26유로짜리 모형 권총 6정 , 보안경 4개 , 권총집 5개, 전투용 나이프 4개, 모형 권총 6정, 권총 장착용 어깨띠 1개, 고글 4개, 손전등 5개, 수갑 등 구속 장비 5종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홍 창의 가게 방문은 그날이 두번째였다. 전날 와서는 수갑만 사가지고 갔었다.

홍 창은 이 가게에서 모형 총 등 물건들을 구입한 후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4시 30분쯤 북한 대사관을 침입했다.

콘데는 홍 창에 대해 “스페인어가 매우 유창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억나는 것이 많이 없다”면서 구매대금 약 800유로를 현금으로 지불했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홍 창은 스페인 국적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모형권총 판매는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강조하면서, 홍 창이 사간 제품은 모형권총들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용 권총을 복제해 그럴듯해보이기는 하지만, 스프링 장치로 플라스틱 총알을 쏘는 “거의 어린이용‘ 장난감 수준이란 것이다. 또 정교한 모형 경우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지만, 홍 창이 사간 모형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콘데는 설명했다.

다만 해당 모형은 18세 이상만 구매가 가능한 제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단체로 총쏘기 놀이를 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지 의심스러운 점은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엘 문도는 이 총포상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홍 창의 모습이 담긴 장면이 포착됐고, 이를 통해 스페인 사법 당국이 용의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스페인 종합일간지 엘 디이아리오 바스코는 4일 스페인 고등법원 문서를 인용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용의자 중 5명이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3명이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미국 당국에 에이드리언 홍 창과 미국 국적자 샘 류의 인도 청구서를 보낸 상태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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