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투기 2대 대만상공 침범 10분간 대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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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의도적 도발” 강력 반발… 中, 美의 F-16 판매 견제 나선듯

중국 전투기 2대가 대만 상공을 침범해 대만 전투기와 10분가량 대치했다. 발끈한 대만 정부는 ‘도발적(provocative)’이라며 중국을 강력히 규탄했고, 이번 침범이 중국이 미국의 대만 지원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롄허(聯合)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중국 인민해방군(PLAAF) 소속 전투기 J-11 2대가 대만해협의 군사분계선으로 간주되는 중간선(median line)을 넘었다. 당시 또 다른 중국 전투기 2대도 후방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공군은 초계 비행 중이던 경국호(IDF) 2대를 긴급 파견해 대응했고 중국 전투기 2대는 대만 상공에서 중간선을 따라 10분 정도 비행하다 돌아갔다. 대만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가 대만 상공을 침범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대만 외교부와 국방부 등 정부부처는 일제히 중국을 규탄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저녁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 전투기의 침범이 “의도적이고 무모하며 도발적인 행위”라고 항의했다. 같은 날 대만 총통부 황충옌(黃重諺) 대변인도 “도발적이며 양안 관계를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외신들은 중국 전투기의 대만 상공 침범이 최근 공고해지는 미국과 대만 관계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해군 함정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지난해 7월과 10월, 11월 대만해협을 통과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1월 24일과 2월 25일, 3월 24일 등 매달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록히드마틴의 F-16Vs 전투기 60대를 대만에 판매하도록 승인한 것도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대만의 전투기 구입 요청을 거절해 왔다. 미국이 대만에 전투기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대만#중국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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