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영웅’ 지칭 말레이시아 위령비 철거요청 잇따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일 10시 11분


코멘트
구 일본군을 ‘영웅’이라고 지칭한 말레이시아의 일본군 위령비에 대한 철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이 위령비는 말레이시아 북부 케다주 주도 알로세타르에 위치한 것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현지에서 사망한 일본군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1941년 건설된 후 방치됐다가 일본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복원됐다. 준공식은 지난 3월21일 있었다.

그러나 위령비 앞에 설치된 안내판에 “일본군 병사는 영웅”이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비난이 터져나왔다. 현지 언론은 “침략군이 어떻게 영웅이 될 수 있느냐”라며 위령비 안내판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쏟아냈으며, 현지 화교단체를 중심으로 항의가 빗발쳤다.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위령비는 모든 말레이시아인에 대한 모독이다”라며 가세했다.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안내판을 고안한 말레이시아 역사협회는 “위령비를 관광명소로 만들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었다. 침략행위를 칭송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변명했다.

케다 주정부는 항의를 받고 “지역 업체의 시공 실수”라고 사죄하고 안내판도 준공식 당일 철거했지만, 현지에서는 안내판뿐 아니라 위령비 자체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항의를 지속하고 있는 현지 화교단체인 ‘중화대회당’은 위령비에 대해 “침략을 받은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라며 “위령비를 복구한 것 자체가 배려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현지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위령비 철거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말레이시아 주재 일본 총영사관은 “위령비 재건을 위한 비용은 지불했지만, (일본군을 영웅이라고 칭한) 안내판 내용은 몰랐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주재 일본대사관은 “케다 주정부와 함께 냉정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