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의 남다른 역사의식…선조의 나치부역 반성 ‘128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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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5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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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버무리고 넘어갈 건 아무것도 없다”
“역사학자의 조사가 끝나면 보고서 일반인에게 공개”

독일 라이만 가문의 투자회사인 JAB홀딩의 페터 하르프 대표 <출처=JAB 홀딩 홈페이지> © 뉴스1
독일 라이만 가문의 투자회사인 JAB홀딩의 페터 하르프 대표 <출처=JAB 홀딩 홈페이지> © 뉴스1
독일의 역사의식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독일의 재벌가가 선조들의 나치 부역에 대해 책임을 지고 수백만유로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독일 빌트 일요판을 인용해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알버트 라이만과 그의 아들인 알버트 라이만 주니어가 나치 시절 아돌프 히틀러를 지지하며 러시아 국민과 프랑스 전쟁포로 등에게 강제노역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에 크리스피 크림 도넛과 파네라 브레드, 프레타망제 등을 소유한 독일 라이만 가문은 자신의 선조들 잘못에 책임을 지고 1000만유로(약 128억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부할 자선단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라이만 가문의 투자회사인 JAB홀딩의 대표이자 라이만 가문의 대변인인 페터 하르프는 최근 내부 조사를 통해 빌트의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모든 것이 정확하다. 알버트 라이만과 그의 아들은 유죄다”라고 밝혔다.

하르프 대변인은 “지난 1954년과 1984년 사망한 그들은 나치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족들은 지난 1978년 회사와 나치의 관계가 모두 드러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만 가문의 젋은 세대들이 가문이 갖고 있던 문서를 읽은 후 (가족의 역사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이에 지난 2014년 뮌헨 대학의 역사학자에게 가문의 역사를 더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주 전 역사학자는 라이만 가문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예비조사 결과를 말해줬고, 이를 알게 된 모두는 부끄러웠고 창백해졌다”며 “얼버무리고 넘어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범죄는 혐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르프 대변인은 “모든 진실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야 한다”며 역사가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보고서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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