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귀국 원했는데 시민권 박탈 …‘IS 신부’ 아기 사망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0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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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영국 국적을 박탈당한 19세 샤미마 베굼(사진 
왼쪽)과 최근 출산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아기. 영국에서는 IS 전사가 아닌 사람과 무고한 아기까지 귀국을 막는 게 
적절한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ITV 화면 캡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영국 국적을 박탈당한 19세 샤미마 베굼(사진 왼쪽)과 최근 출산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아기. 영국에서는 IS 전사가 아닌 사람과 무고한 아기까지 귀국을 막는 게 적절한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ITV 화면 캡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영국 국적을 박탈당한 샤미마 베굼(19)의 갓난아기가 난민 캠프에서 숨져 영국 정부의 조치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8일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대변인을 인용해 베굼의 아기가 시리아 북부 난민캠프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3주 전 태어난 아이는 7일 밤 화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15세 나이로 IS에 합류한 베굼은 네덜란드 출신 전사와 결혼해 세 번째 아이를 출산했다. 베굼이 이전에 낳았던 아이 두 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산 직전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새로 태어날 아이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영국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국적을 박탈했다.

영국 제1야당 노동당의 다이앤 애벗 예비 노동부 장관은 8일 “베굼의 아이가 숨진 것은 현 정부 양심의 오점”이라며 “유아 사망률이 높은 난민 캠프에 어린 소녀와 무고한 아이를 방치한 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 정부 대변인은 “어느 아이라도 숨지는 것은 비극적이고 가족들에게 깊은 고통”이라고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정부는 2011년 이후 일관되게 시리아 여행 금지를 권고해 왔다”고 말했다.

유럽은 현재 IS에 합류한 전사 자녀들의 귀환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국을 배신한 IS 전사의 자녀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인도적 차원에서 어린아이들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시리아 북동부 로이의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다섯 살 손녀와 두 살 손자를 각각 데려오기 위해 두 명의 프랑스 할머니가 정부와 소송 중이다. 이들의 자녀들은 IS에 합류했다가 숨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출신 IS 미성년자 80여 명의 귀환을 허락했지만 “미성년자들의 경우 사안별로 귀환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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