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탈옥했다가 2016년 체포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사진)이 어느 감옥에 수감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스만은 1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재판에서 마약 밀매 등 10개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형량 선고일은 6월 25일. 검찰은 “구스만은 탈출하거나 가석방될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폭스뉴스는 “구스만을 수용할 시설로 콜로라도주 플로렌스의 ‘슈퍼맥스(supermax)’ 연방교도행정시설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슈퍼맥스는 흉악범 또는 테러범을 수용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경비 시스템을 갖춘 감옥을 뜻하는 용어다. 플로렌스 슈퍼맥스의 수감자 1인당 연간 시설운용비는 6만 달러(약 6700만 원)에 이른다.
이곳에는 현재 1978∼1995년 과학기술 종사자들에게 소포 폭탄을 16차례 발송해 3명을 살해하고 20여 명에게 부상을 입힌 시어도어 카진스키,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 건물 밖에 주차된 트럭을 폭파시켜 169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리 니컬스가 수감돼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에릭 루돌프, 2001년 9·11테러에 가담한 자카리아 무사위, 2013년 26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등도 갇혀 있다.
구스만은 2001년 멕시코 할리스코주 교도소에서 빨래 바구니에 몸을 숨겨 첫 탈옥에 성공했다. 2014년 다시 검거됐지만 1년 뒤 멕시코시티 외곽 알티플라노 연방교도소에서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독방 샤워실 바닥으로부터 1.5km 길이의 땅굴을 파 재차 탈옥했다. 2016년에는 그의 탈옥 행각을 조명한 ‘엘 차포: 세기의 탈옥’이라는 멕시코 영화까지 나왔다.
하지만 강화콘크리트로 지어져 다중감시 카메라와 고전압 방어벽 등을 갖춘 슈퍼맥스에서 구스만이 탈옥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수용자 400여 명은 모두 7.7m² 면적의 좁은 독방에 갇혀 있어 다른 재소자를 통해 외부와 소통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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