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뿔난 프랑스, 2차대전 이후 첫 ‘외교 전쟁’…왜 불붙었나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8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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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외교적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프랑스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주(駐)이탈리아 대사를 소환하는 성명을 내며 “프랑스는 수개월 동안 근거 없는 반복적인 공격과 터무니없는 발언의 타깃이 되어 왔다”며 “의견이 다른 것과 선거를 목적으로 양국 관계를 악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리와 로마의 대학에서 강의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관계 전문가인 마크 라자르는 “무솔리니가 전쟁을 선포한 1940년대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매우 냉혹한 조치로 비교할 만한 것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날 프랑스의 대사 소환 조치는 이탈리아 극우 연립정부의 루이지 디마이오 부총리가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 인사들과 만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디마이오 총리는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노란 조끼’ 시위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샤랑송을 만나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공조를 논의했다“며 ”변화의 바람이 알프스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랑스 외교부는 전날에도 ”이웃 국가들과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는 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 극우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후 디마이오 부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민 정책을 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를 비판하면서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디마이오 부총리는 지난달 ”프랑스가 아프리카의 빈곤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신(新) 식민국(neo colonial power)임을 시사했다. 살비니 내무장관도 지난달 22일 마크롱 대통령을 ‘끔찍한 대통령’이라 비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탈리아 국민은 더 나은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맞섰다.

여기에 이탈리아는 최근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고 ‘노란 조끼’ 시위대를 만나는 등의 행보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 배경에는 엘리트 계층과 중도파 정부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오는 5월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에 ”양국의 역사와 운명에 걸맞은 상호존중과 우호 관계 회복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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