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사진 정치학…신년사 발표 배경 속 숨은 메시지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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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은 올해를 격변의 시기로 전망하면서 신년사를 통해 개혁과 도전, 내부단결 등을 주문했다. 지난해 발생한 위기를 타개하면서 국익 우선에 무게를 두는 정국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의 첨단기술 굴기억제에 “자력갱생”으로 맞서자고 호소하면서 영토 주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대만 문제에서 미국에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인민에 바짝 기대 자력갱생과 간고(艱苦)분투를 견지할 것”이라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국가 주권과 안보 수호의 확신과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민들에게 “함께 필사적으로 싸우고 분투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 뒤 서재에 놓인 사진들에 나타난 변화의 비밀을 밝혀내다”라는 제목으로 숨은 그림 찾듯 올해 처음 등장한 집무실 사진 속 메시지에 주목했다.

눈에 띄는 사진은 지난해 3월 17일 시 주석과 지도부가 국가주석 3연임 금지를 없애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길을 연 헌법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선서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에 직면해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이 모든 것을 영도(지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25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농장을 방문한 사진도 새로 등장했다. 시 주석은 당시 “무역보호주의가 우리를 자력갱생의 길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 핵심 기술력을 의존한 첨단기술 제조업이 위협을 받자 핵심 기술력의 국산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3월 12일 시 주석이 사상 첫 남중국해 대규모 해상 열병식 이후 최신예 이지스함 위에서 해군들과 찍은 사진은 영토주권 문제에서 강경한 외교를 예고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발표한 신년 소감에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겸 총리의 임기를 마치는 것을 의식한 듯 “남은 임기 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은 과제에 대해 도전해 나간다는 각오”라며 “자녀와 손자들에게 희망이 넘치고, 긍지가 있는 일본을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남은 과제’에 개헌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관련된 메시지는 없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1일 TV로 중계된 신년사에서 지난해 노란조끼 시위로 홍역을 치렀지만 경쟁과 효율의 개혁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항의 시위로 정부가 기본적인 경제정책의 노선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 실업보험과 공공분야 개혁, 연금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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