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인정한 ‘최고의 협상가’ 文대통령, 핵협상 교착 풀 타개책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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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중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번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선 제재완화 후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사이의 의견 대립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북미는 서로 “시간은 내편”이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 기싸움이 길어지면서 상대방에 대한 불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북미 핵협상 교착을 풀고 새로운 진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착을 풀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지가 매우 주목된다. 또 그같은 방안이 어떤 것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물론 국내 전문가들이나 관련 당국자들로부터도 문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힌트가 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대통령의 구상을 미리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런 분위기는 당연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한 답방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시기 사이의 관계를 놓고 이런저런 추측들이 나온다.

대체로 2차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내년초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이뤄질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미간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만 너무 앞서가는 것은 우리도 북한도 부담스럽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반면 청와대는 여전히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 답방은 서로 연계된 것이 아니라며 연내 김정은위원장 답방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다만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도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해서 핵협상 교착을 풀 타개책이 마련될 경우 김정은위원장을 다시 만나 설득할 필요성이 커진다. 따라서 선 남북정상회담 후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는 청와대의 기류가 반드시 무리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충분히 설득할 만한 재료를 제시할 지는 미지수다. 그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최고 협상가’로 불러온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안을 듣고 이에 동의할 지가 더 관심을 끈다.

이와 관련 비핵화에 앞서 종전선언을 채택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안에 대해 미국이 선뜻 동의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한미 정상이 교착을 풀 타개책을 마련하는데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상당한 양보를 결단하는 셈이 된다.

북미 핵협상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고위급회담을 사전에 개최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이 무시하는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이같은 상황은 북한이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라는 미국의 입장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련한 타개책을 가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제시하고 설득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귀국한 뒤 김정은 위원장과 핫라인 전화 연결 등을 통해 대화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고 이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문대통령으로선 대성공을 거두는 셈이다.

다만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내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같은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문대통령의 비핵화 북미 협상 중재가 성공하려면 북미간 불신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보장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중에는 종전선언 채택 재추진과 평양내 미국 비핵화 연락사무소 설치와 같은 방안들이 아이디어로 제시돼 왔다.

이와 함께 제재 완화 내지 제재 완전 해제 까지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양측간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정교한 주고받기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2007년 6자회담에서 채택한 9.19 공동성명에 담긴 비핵화 로드맵이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무산됐다는 점 때문에 이 방식을 다시 채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떤 방안이 됐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핵협상 교착을 풀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 정상이 이같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한반도 긴장은 크게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확산될 위험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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