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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정보당국 “북한 땅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들여다본 곳”

입력 2018-11-15 03:00업데이트 2018-11-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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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기지 파장]美, CSIS보고서-NYT보도 시끌 데이비드 생어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13일(현지 시간) “북한 내 16곳에 미사일 운용 기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북한의 큰 기만(great deception) 행위가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이 상당히 고단수 사기게임(sophisticated shell game)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NYT에서 오랫동안 국가안보 분야를 취재해온 생어 기자는 이날 NYT 팟캐스트 프로그램 ‘더 데일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기만과 사기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근거로는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지키겠다고 공언해놓고 오래된 몇몇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더 많은 핵시설을 증강하고 신축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상업위성을 통해 확인한 북한의 미사일 기지 운용에 관한 보고서를 전날 공개했고, 같은 날 생어 기자도 CSIS 보고서에 담긴 위성사진과 함께 북한 미사일 기지 운용 실태를 폭로하는 기사를 쓰면서 ‘북한의 큰 기만’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미사일 기지 사진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방문한 사실도 공개했다. 생어 기자는 “그들로부터 ‘이 미사일 기지들 중에서 우리(미국 정부)가 모르는 기지들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부동산 지역이다” “북한은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개된) 지도”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생어 기자는 “그들은 미사일 기지 사진들을 보고 놀라지 않았고 단지 불편한 기색을 보였을 뿐”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북한의 기만과 함께 미국의 자기기만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자신이 ‘위대한 협상가’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의 의지대로 조금씩 비핵화를 항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있다는 것. 생어 기자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로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을 진단했다.

북한 미사일 기지 운용에 대한 CSIS 보고서와 NYT 보도가 워싱턴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키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한 NYT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우리는 논의된 그 기지들에 대해 모두 알고 있으며, 새로울 것이 없고, 비정상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가짜뉴스일 뿐”이라며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CSIS 보고서와 NYT 보도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북한의 미사일 기지 운용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북한이 약속을 깬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미사일 기지들과 관련해서는 아직 북-미 간에 어떤 합의도 이뤄진 게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언 시걸 미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도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 기고문에서 “미국과 북한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배치를 억제할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CSIS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빅터 차 한국석좌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떻게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들을 두둔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보라. 북한의 모든 종류의 탄도 미사일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현실을 왜곡하는 자기합리화를 하려고 하는가”라고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CSIS 보고서에 대해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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