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바마 vs 트럼프… 선거막판 결집하는 민주당 표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5일 03시 00분


[美 중간선거 D-1]오바마 지원유세 ‘트럼프 저격수’로
“트럼프 분열 조장” 정권심판론… 민주당 지지자들 ‘오바마 열풍’
WP “트럼프 유세장엔 성난 구호… 오바마 연설땐 웃음이 넘쳐”

前-現 대통령 유세 대결 미국 중간선거(6일)를 목전에 두고 전현직 대통령의 유세 대결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분열되고 있다”고 외쳐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찾았다(위쪽 사진). 3일 몬태나주 보즈먼옐로스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아래쪽 사진 오른쪽)은 이 지역 유세에서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들이 나라를 파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벨그레이드=AP 뉴시스
前-現 대통령 유세 대결 미국 중간선거(6일)를 목전에 두고 전현직 대통령의 유세 대결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분열되고 있다”고 외쳐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찾았다(위쪽 사진). 3일 몬태나주 보즈먼옐로스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아래쪽 사진 오른쪽)은 이 지역 유세에서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들이 나라를 파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벨그레이드=AP 뉴시스
미국 중간선거(6일)가 ‘44대 민주당 대통령(버락 오바마) 대 45대 공화당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의 대결’ 양상을 띠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유세에도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일 조지아주 연설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은 분열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성격은 투표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고 그냥 집에 있을 때 그 대가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지원 유세에서는 유독 ‘분열(division)’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분열을 조장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 연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호소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보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지원 유세를 펼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예상됐던 연방하원 선거에서도 최근 공화당이 눈에 띄는 약진을 보여주자 점잖고 학구적인 성격의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공화당을 맹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1일 플로리다주 지원 유세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미의 이민자 행렬(캐러밴)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비난하며 “미국 민심이 인종 민족 종교 문제 때문에 이렇게 심하게 갈라진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군대를 배치한 결정에 대해서도 “국민을 화나게 만드는 정치적 술책”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 호황’에 대해서도 “그 호황은 ‘오바마 시대’에 시작됐다”고 맞불을 놓았다.

유권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뛰어난 연설 능력을 가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투표 포기 의사를 가졌던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의지가 다시 살아나는 등 ‘오바마 열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독설과 직설 위주라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은 유머와 은유가 중심이다. 2일 조지아주 연설 중에 한 트럼프 지지자가 욕과 야유를 퍼붓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겼는데 왜 (저렇게) 계속 화난 모습인지 모르겠어요. 내가 선거에서 이겼을 때는 (지지자들이) 즐거웠는데 말이죠”라며 받아넘겼다. 이어 “아이들 앞에서 욕하지 마세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면 트럼프 연설장에 갈 것이지 왜 여기 왔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에 현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폭소를 터뜨리며 큰 박수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유세장에서 (성난) 구호가 들린다면, 오바마 연설장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거짓말에 또 거짓말, 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또 지켜지지 않은 약속, 그게 바로 그(오바마 전 대통령)가 해온 일”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다시 오바마 vs 트럼프#선거막판 결집#민주당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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