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과 좋은 대화를 했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임을 시사했음에도 미국 법무부는 같은 날 중국 반도체 기업을 지재권 침해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의 진심을 무엇일까? 무역전쟁 완화를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무역분쟁의 강도를 더 끌어올리려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발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아직은 중국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해오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중국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한다면 무역전쟁의 강도가 낮아지겠지만 중국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무역전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시주석과 좋은 대화 나눴다” :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중국에 호의적인 트윗을 올리자 시진핑 주석도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무역 및 북한 문제를 두고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따로 만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시 주석도 화답했다. 시 주석은 CCTV를 통해 “지난 몇 달간 미중은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맞서 왔다. 이로 인해 양국 산업에 안좋은 영향이 있었다. 중국은 더 이상 이 같은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 커들로 화해 분위기 거들어 : 커들로 NEC 위원장도 화해 분위기를 거들었다. 그는 이날 시 주석이 무역전쟁과 관련한 화해의 제스처를 다음 주에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다음주 상하이에서 열리는 무역 콘퍼런스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이를 이용해 미국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커들로 위원장은 “너무 깊이 들어가지는 않겠다”며 자세한 설명을 아끼면서도 “시 주석의 연설에 작은 화해가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 미 법무부는 중국과 대만 기업 기소 :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중국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을 기술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중국의 국영반도체 기업인 푸젠진화(福建晋華)와 대만의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그리고 3명의 개인을 반도체 기술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기소장에서 이들 업체들이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절도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이번 기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 절도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 기업뿐 아니라 대만 기업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푸젠진화와 미국업체간 거래를 제한했다. 미 상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푸젠진화의 새로운 메모리칩이 미국의 군사용칩 공급업체의 생존에 심대한 위협이라면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 커들로 “중국이 구체적으로 양보해야” : 미국 정부의 행보는 다소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은 비교적 명쾌한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중국 측으로부터 만족할만한 양보안을 제안 받지 못했다.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해서 “만약 중국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중국이 세계 자유무역의 가장 큰 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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