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황금시간대 방영… 우상화 열올리는 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와 갈등속 사회통제 강화
비판정신 강조한 교수 경고 처분… 자유주의 성향 민간硏 폐쇄 추진

무역 경제 군사 안보 등 전방위 분야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사회 통제와 ‘시진핑 개인숭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1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저장(浙江)미디어대학 문학원 자오쓰윈(趙思運) 부원장(50)은 지난달 30일 신입생 개강식에서 “부당한 용어를 썼다”는 이유로 이 대학 공산당 위원회로부터 엄중한 경고 처분을 받았다.

현지 신문에 실렸다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이 연설 전문에 따르면 자오 부원장은 “지식인은 사회에 진언하는 행동자(行動者)이고 비판정신을 짊어진 이상자(理想者)다. 어떤 사람도 침묵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국가 민족에 깊고 진실한 사랑을 가득 품은 사람만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고 생활 속의 더러운 면을 폭로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지식인의 비판정신을 강조한 부분을 당 위원회가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영 매체가 13일 자오 부원장의 경고 처분 사실을 보도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삭제됐다.

베이징(北京)시 당국은 베이징에 있는 자유주의 성향의 민간 연구소 톈쩌(天則)경제연구소를 전면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밍보가 전했다. 이 연구소는 경제 자유화와 정치 민주화를 주장해 왔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3일 유취안(尤權)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이 이슬람교도 인구가 대부분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종교의 중국화 방향을 견지하고 민족 단결과 종교 조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극단주의 성향의 이슬람교도를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운영해온 ‘직업 재교육 캠프’를 최근 합법화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8일부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연설 등에 인용한 고전 글귀를 통해 시 주석의 사상을 선전하는 ‘핑위진런(平語近人)’ 프로그램을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방영하고 있다. 제목은 아랫사람들이 쉽게 대할 수 있는 윗사람을 가리키는 ‘핑이진런(平易近人)’을 살짝 바꿔 시 주석이 국민에게 친숙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국경절 연휴(1∼7일) 황금시간대에는 중국 최대 인기 TV채널 후난위성TV가 시 주석의 사상을 주제로 한 퀴즈 프로그램을 방영해 우상화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 사상#황금시간대 방영#우상화 열올리는 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