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94년 사파이어 작전처럼 북핵 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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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로 전략수송기 3대 보내… 옛소련 고농축우라늄 美본토 이송
오크리지 핵보관소로 옮겨 폐기

북-미가 신속한 핵폐기를 위해 북한 핵탄두·핵물질의 국외 반출에 합의할 경우 그 실행 방식이 주목된다. 이 중에서도 1994년 10∼11월 카자흐스탄에서 옛 소련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미 본토로 반출한 사례가 손꼽히고 있다.

‘사파이어 작전’으로 불린 이 작업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당시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공군의 초대형 전략수송기 C-5 3대를 카자흐스탄으로 보냈다. 옛 소련 붕괴 후 카자흐스탄의 핵물질 보관소에 방치된 HEU 600kg(핵무기 20여 개 제작 분량)을 싣고 오기 위해서였다. 수송기들은 사흘간 순차적으로 HEU를 미 본토로 이송했다. 이후 핵물질은 대형 컨테이너에 실려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옮겨져 폐기됐다. 이에 앞서 미 핵전문가와 연구진 30여 명은 카자흐스탄 핵물질 보관소에서 1000여 개의 용기에 담긴 HEU를 440여 개의 항공 운송용 컨테이너에 나눠 담는 작업을 한 달 넘게 진행했다. 미국은 카자흐스탄 외에도 옛 소련 영토의 20여 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핵물질을 수거했다.

북한은 무기급 플루토늄 50kg과 HEU 280여 kg 등 총 330여 kg의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탄두도 20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사파이어 작전’을 적용할 경우 이를 모두 반출하는 데 한 달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미국은 최단 기간에 북한 핵탄두와 핵물질의 안전한 반출을 위해 사파이어 작전 방식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핵#북미 정상회담#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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