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가 미 50개 주 중 처음으로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대비한 주민 대피 훈련을 12월 시작한다. 핵미사일 공격 사이렌이 울린 뒤 10~12분 내에 주민을 대피시키는 훈련으로, 하와이에서 핵공격 대피 훈련이 재개된 건 구 소련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토비 클레어몬트 하와이 비상관리청(FEMA) 부청장(사진)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12월 첫째 주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따른 주민 대피와 전자기파 영향, 방사능 낙진 등에 대비하는 훈련을 매달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진이나 해일과 다른 종류의 핵 공격 대피 사이렌이 울리면 주민들이 가정이나 회사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피 훈련이 15분 정도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훈련은 괌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하와이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매달 핵 대피훈련을 실시했으나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중단됐다”며 “(북한)핵위협으로 이를 되살렸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커진 5년 전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비상관리청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대피 대책을 1월부터 준비해왔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해 “위험이 낮다고 본다”며 “공격 가능성이 낮다는 게 아니라 미국의 요격 기술, 북한의 미사일 기술 등을 종합해 보면 공격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에 도달하기까지 약 20분이 걸린다. 미 태평양 사령부가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과정이 약 5분, 비상관리청이 주민들에게 이를 알리는 데 약 5분이 걸린다. 클레어몬트 부청장은 “주민들이 실제 대피하기까지 10~12분 정도 시간이 있을 것”이라며 “공격이 시작되면 실내로 들어가(get insdie), 머물고(stay inside), 방송을 청취(stay tuned)하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하와이 주는 핵폭발 이후 발생하는 전자기파가 전자기기와 통신장비를 파괴할 것을 대비해 주민 안내 방송과 통신 장비 등을 전자기파 영향을 받지 않게 보호하는 비상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클레어몬트 부청장은 “방사능 낙진은 핵무기의 크기, 폭발 위치에 따라 다르다”며 “방사능 수치를 계산하는 체계가 하와이 전역에서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하와이에선 방향에 따라 낙진 피해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예측해 주민들이 대피소에 머물 시간 등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핵공격 이후 (방사능 낙진 등을 고려해) 최장 14일만 대피하면 된다”며 “그 정도 분량의 비상용품과 식량을 준비해두라고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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