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핵심은 ‘치국이정(治國理政)’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8일 03시 00분


[中 18일부터 공산당대회]지도이념 黨章에 포함 확실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과 과학발전관을 자신의 행동 지침으로 삼는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규범으로, 당장(黨章)으로 불리는 ‘중국공산당 장정(章程)’ 총강에 나오는 역대 지도자들의 지도이념 설명이다. 당장은 마오와 덩의 지도이념을 소개하면서 이들의 실명을 담았다. 그 뒤에 이어지는 3개 대표 중요사상과 과학발전관은 각각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지도이념이지만 실명은 붙지 못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위상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 개막하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공개되는 당장 수정안의 지도이념 부분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실명이 붙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의 지도이념이자 국정 운영 방침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은 만연한 부패가 청산되지 않으면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치국이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14일 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가 끝난 뒤 발표된 공보는 시 주석 집권 5년 동안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건설이라는 5위일체(五位一體),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 개혁 심화, 의법치국(법치주의),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추진의 ‘4개 전면(全面)’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19차 당 대회에서 공개되는 당장 개정안에 시 주석의 지도이념이 포함되는 것은 확실하다. 14일 폐막한 18기 7중전회에서 이미 합의 통과됐기 때문이다. 19차 당 대회 대변인인 퉈전 당 중앙선전부 부부장도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당 대회에서 확립한 중대한 이론과 전략 사상을 당장에 넣어 치국이정의 새로운 이념·사상·전략을 충분히 구현하고 당 영도의 견지와 강화도 충분히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 영도의 견지와 강화 구현’을 언급한 것은 당 주석제 부활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지도이념 설명에 ‘시진핑’이라는 실명이 들어가고 사라졌던 ‘당 주석제’까지 부활된다면 시 주석은 마오와 덩에 버금가는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주석제는 마오가 집권 이후 사망 때까지 지낸 직위다. ‘당 주석=마오쩌둥’을 의미했다. 마오는 총서기나 국가주석 등의 직함이 없을 때도 당 주석만으로 최고 실권자로 군림했다. 마오 사망 뒤 실권 없는 화궈펑(華國鋒)이 넘겨받았으나 덩샤오핑이 1982년 폐지했다.

최고 규범인 당장에 명시된 역대 지도자들의 지도이념에는 중국 사회가 당면한 시대적 도전 과제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 응축돼 있다. 마오의 ‘마오쩌둥 사상’은 중국의 공업화 단계가 낮아 도시 노동자 중심의 혁명이 아닌 농민 중심의 도시 포위 전략 혁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중국식 발전 형태인 셈이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은 공산당 일당 지배와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견지하면서도 시장경제를 접목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경제’를 실용주의 개혁개방의 이론적 토대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평등 이념에 따른 고른 부의 분배 외에 차별적인 성장을 인정하는 선부론(先富論)을 수용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세계 경제 질서 편입을 통한 성장이 필요했던 시기에 집권한 장쩌민은 ‘3개 대표론’을 내놓았다. 노동자와 농민 이외에 자본가와 지식인 등도 공산당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은 표면적으로는 중국 발전 단계에 맞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발전 등을 강조하지만 핵심은 ‘인본주의(以人爲本)’이다.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빈부 계층 지역 격차 등 갈등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컸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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