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인세 인하”… 감세 카드로 지지율 반등 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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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가 실망시키지 않길” 압박… 비판적 의원들 실명 거론하며 공격
WP “의회 겨냥 망치를 준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회복 ‘승부수’로 통하는 세제 개혁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연설에서 법인세 인하와 과표 구간 단순화 등의 세제 개혁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의회를 겁박하고 자신을 비판했던 참모를 우회적으로 망신 주는 등 정치적 메시지에 집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평소 유세와 비교하면) 준비된 원고에 집중했다”면서도 “(의회엔) 망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법인세를 낮춰 일자리를 늘리고 세제를 단순화해 중산층을 돕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유무역 재협상 대상으로 삼은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을 거론하며 “(세제에 있어서) 이들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력 있는 세제가 더 많은 일자리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WP는 “단순히 세금을 깎는다고 발표하고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독려했다”며 “디테일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세제 개혁만큼이나 관심을 끈 대상은 클레어 매캐스킬 상원의원(민주·미주리)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었다. 트럼프는 “의회가 나를 실망시키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매캐스킬 의원을 거론하며 “여러분의 상원의원이 (세제 개혁안을) 처리해주지 않는다면 방해꾼은 투표로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케어’ 대체 및 폐기 법안이 의회에서 막혔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실명 공격’에 나선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명확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콘 위원장도 우회적으로 공격을 당했다. 트럼프는 연설 초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고마움을 표했는데 정작 세제 개혁안 마련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콘의 이름은 빠진 것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내각의 장관이 아닌) 참모 이름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라고 해명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미국#법인세#감세#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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