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용 화장실에 시신 보관”…뉴욕 지하철 직원들 고충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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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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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동아일보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직원용 화장실에 들렀다가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걸 봤다. 집에 갈 수가 없었다. 히스테리 상태였다. 펑펑 울었다.”

18년 간 미국 뉴욕지하철에서 역장으로 일한 라숀 존스(52·여)는 약 5년 전 근무 중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이같이 털어놨다.

뉴욕경찰이 역사 내에서 숨진 사망자의 시신을 직원용 화장실로 옮겨 수습하고 있던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존스는 직원용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뒤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같은 경험을 한 뉴욕지하철 역무원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뉴욕지하철 역사 내에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이 종종 직원들의 휴식 공간 등으로 옮겨지기 때문.

한 소식통은 열차의 빠른 운행 재개를 위해 가장 가까우면서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는 곳에 시신을 보관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직원들이 점심을 먹는 공간이 가장 가까울 경우 그곳이 시신 보관 장소가 된다”고 말했다.

뉴욕시 교통노조 관계자는 역사 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시 시신을 수습해 역사 밖으로 옮기기까지 최소 2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시신을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는 공간으로 옮기고, 검시관이 도착해 시신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 교통당국 관계자는 “시신을 가능한 빨리 수습해 운행을 신속하게 재개하고, 사망자와 유족에 대한 인도적 대우를 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사건 현장 처리와 시신 수습은 뉴욕 경찰과 검시관이 해야 한다”고 뉴욕포스트에 설명했다.

뉴욕시 대변인도 “뉴욕 경찰이 대응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망자에 대한 인도적 대우, 지하철 근로자와 승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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