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눈 깜빡이지만 접촉이나 말에 無반응,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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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6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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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억류됐다가 ‘식물인간’으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는 자가 호흡을 하고 있지만 신체 접촉이나 구두명령에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웜비어를 진찰한 미국 시내티 대학 메디컬센터 신경전문의 대니얼 캔터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웜비어가 깨어 있지만 반응이 없다. 눈을 뜬 채 깜빡이고 있지만,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웜비어에 대해 지난해 3월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직후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보톨리눔독소증’(botulism)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톨리눔독소증은 보통 오염된 음식의 소화나 상처 감염을 통해 걸리며, 호흡곤란, 시력 저하 등을 가져오고 심할 경우 근육 마비와 호흡 부전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미국 의료진은 “웜비어가 ‘보툴리눔독소증’에 걸렸다는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웜비어의 뇌 모든 부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캔터 교수는 “이런 패턴의 뇌 손상은 대체로 심폐정지 결과에 의해 나타난다”면서 “일정기간 동안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뇌 조직이 죽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말했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용서할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을 강하게 규탄했다.

버지니아 주립대에 재학 중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 관광을 갔다가 반국가행위를 한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18개월만에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났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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