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른 정상들 걸어갈때 혼자 카트 타고 단체사진 앞줄에 서려고 밀치고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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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트럼프’ 유럽서 좌충우돌

“같은 반에 아이들이 모두 싫어하는 한 낯선 애가 들어왔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볼 때만 예의 바른 척할 거고 그와 사적으로 별도의 시간은 보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워낙 다른 아이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관계자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에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유럽 방문 관찰 소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3박 4일간 유럽 방문은 가는 곳마다 튀는 행동으로 좋지 않은 화제를 낳았다.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주빈국인 이탈리아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가 연설하는 내내 다른 정상들과 달리 유독 트럼프만 두 귀를 덮는 통역 헤드폰을 쓰지 않았다. 이탈리아어에 능통하지 않은 트럼프가 아예 연설을 듣지도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고 심지어 졸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오른쪽 귀에 작은 통역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왜 다른 정상과 다른 이어폰을 썼는지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는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건물 신축 기념 연설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에 빚을 지고 있다”고 분담금 문제를 꺼내 들었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잔해로 만든 조형물까지 전시하며 함께 대테러 전쟁을 벌였던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조하려 했던 나토 정상들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기쁜 날 재를 뿌린 트럼프를 향해 독일 공영방송 ZDF는 “동맹의 뺨을 후려쳤다”고 불쾌해했다.

트럼프는 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G7 회의를 마친 뒤 기념사진 촬영 장소인 고대 그리스 원형 경기장에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다른 정상들은 경기장까지 700야드(약 640m)를 함께 걸으며 환담을 나눴지만 트럼프는 뒤늦게 전동 골프 카트를 타고 나타났다. 브뤼셀에서도 다른 정상들은 나토 건물 신축 축하행사 이후 다음 행사장으로 향하면서 서로 수다를 떨며 이동했지만 트럼프만 뒤에서 혼자 걷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5일 트럼프가 사진 기자들에게 잘 보이는 앞줄에 서기 위해 두슈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팔로 밀친 무례한 행동도 화제였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G7 정상회의 행사에서 입은 고가의 재킷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멜라니아가 입은 울긋불긋한 꽃무늬 장식 재킷은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7월 판매를 시작하는 신상품으로 가격이 5만1500달러(약 5768만 원)나 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의 가구당 소득 중앙값은 5만3889달러로 일반 미국인 1년 치 소득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는 돌체앤가바나 제품을 즐겨 입어 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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