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믿는 조언자는 머독… 매주 1회 이상 통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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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의 조언자 20인’ 소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특징은 불확실성과 불예측성이다. 자신의 트위터에 언제 어떤 내용의 글을 남길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늘 긴장해야 한다. 그래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그의 눈과 귀를 붙잡고 있는 조언자 그룹에 관심이 높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외부 조언자 20명을 선정해 소개했다.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고 어린 아들과 함께 뉴욕 트럼프타워에 거주하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47)도 ‘외부’ 조언자 명단에 포함됐다. NYT는 20명 중엔 ‘나이 든 백인 남성’이 많았고, ‘성공(success)과 신의(loyalty)’가 공통된 키워드라고 보도했다. 20명 중 80대 3명, 70대 7명 등 7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1세다. 20명 중 여성은 멜라니아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셰리 딜런 2명뿐이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간관계에서도 믿음을 오래 유지한 대표적 인물 1순위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었다. 두 사람은 매주 1회 이상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며 중요한 국정 현안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나눈다. 머독은 최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이른바 ‘히틀러 발언’으로 곤욕을 치를 때 직접 전화해 위로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그를 보좌하는 백악관 참모들까지 챙긴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들어주는 ‘귀’ 역할을 하는 대표적 인물은 비슷한 연배이자 젊은 시절부터 친구였던 부동산개발업자 리처드 르프랙(72)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 공약인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한 불만조차도 르프랙에겐 모두 털어놓는다. ‘워싱턴의 관료주의에 대한 실망감’도 토로했다고 한다. NYT는 르프랙을 20명 중 유일하게 ‘친구’로 분류했다.

‘동료’ 그룹의 핵심은 억만장자 기업인들. 억만장자급 부동산 투자자 토머스 배럭 주니어(70), 블랙스톤그룹 회장인 스티븐 슈워츠먼(70), 맨해튼 부동산재벌인 스티브 로스(76), 억만장자인 필 러핀(82)과 한때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칼 아이컨(81) 등이다. 언론계 인사 중엔 폭스뉴스 앵커 숀 해니티(65),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대표인 크리스 러디(52)가 대표적 조언자로 꼽혔다.

정치권 인사로는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의 입’ 역할을 했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74),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55)가 있고, 의회에선 폴 라이언 하원의장(47)이 유일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주로 ‘경제 이슈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머독은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경제에만 집중하라”고 건의했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배럭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싸움은 피하라”고 조언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인 슈워츠먼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불법 이민 청소년의 추방 유예 프로그램 같은 건 없애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했다고 한다. 앵커 해니티도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오바마케어 폐기 같은 대선 핵심 공약의 이행에만 집중하시라”고 진언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는 모양이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팅과 공동으로 ‘트럼프 대통령 100일 성적표’를 21일 발표했다. 유권자 1992명이 내놓은 점수는 F학점(24%)이 가장 많았다. B학점(23%), C학점(17%), A학점(16%), D학점(13%)이 뒤를 이었다.

10대 정책분야별 평가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건 테러리즘과의 전쟁으로 유권자의 49%가 A학점(27%) 또는 B학점(22%)를 줬다.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항목은 건강보험의료 분야로, A학점을 준 응답자는 9%뿐이었고, F학점은 그의 3배가 넘는 32%였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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