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인근 하비산에서 한인 등산객 5명 추락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16시 44분


코멘트
캐나다 서부의 대표 도시인 브리티시콜롬비아 주 밴쿠버 인근 하비산(해발 1652m)에서 한인 등산객 5명이 추락사했다.

9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인 ‘밴쿠버 선’에 따르면 사망자들은 캐나다 한인 산악회 회원들로 눈 덮인 산 정상에서 약 500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들의 수색을 담당했던 지역 수색구조대 마틴 콜웰 매니저는 “(사망자들은) 산 정상 벼랑 끝에 처마 모양으로 돌출돼 있는 눈더미인 ‘코니스(cornice)’를 (땅으로 착각해) 밟고 지나가려다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니스는 땅 위에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으로만 이뤄져 있어 사람이 걸어갈 경우 붕괴될 위험이 크다. 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코니스를 밟아 사고를 당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사망자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5명 모두 캐나다 거주 한인들이며, 꾸준히 등산을 즐겨왔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원 간병인으로 활동했던 50대 여성 사망자는 대학 때부터 등산을 해온 베테랑 등산객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들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 호루라기, 눈삽 등도 갖추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안전 장비를 사용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비산이 위치한 밴쿠버 북부 지역은 7일부터 눈사태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강풍과 폭설이 이어져 시야 확보가 어려워 구조대가 활동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산악연맹은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재미(在美)산악연맹을 통해 캐나다 한인산악회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캐나다에는 따로 지부가 없어서 직접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사고가 난 하비산은 국내 산악 전문가들이 등정하는 곳이 아니어서 현지 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광주=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