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지명자 첫 낙마… 잇단 악재에 트럼프 통치 기반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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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더 노동장관 후보자, 불법 가정부 의혹에 자진사퇴
WP, 사설서 조기하야까지 거론… 트럼프 “가짜 미디어 때문” 반발
플린 후임에 ‘네이비실’ 출신 하워드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국가안보보좌관이 하차한 데 이어 노동장관 후보자도 낙마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치 기반이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반(反)노동 성향으로 지명 단계부터 논란을 낳았던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후보자는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 등을 버티지 못하고 15일 자진 사퇴했다. 퍼즈더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숙고한 끝에 노동장관 후보자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기업 ‘CKE 레스토랑’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퍼즈더는 최저임금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적용 확대 등에 반대해 온 인사로 지명 당시부터 민주당과 공화당 일각의 반대를 받아왔다.

그는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취업 자격이 없는 가사 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한때 자기 기업 직원의 약 40%를 불법 체류자로 채웠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인준 반대 세력이 속출했다. 급기야 5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중 수전 콜린스 등 최소 4명이 인준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면서 상원 인준에 필요한 과반(전체 100명 중 51명)이 무너졌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퍼즈더까지 낙마하자 트럼프는 언론 탓을 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플린은 매우 훌륭한 사람인데 ‘가짜 미디어’가 그를 매우 매우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취임 한 달도 안 된 트럼프를 겨냥해 사설에서 “인정하라, 트럼프는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며 탄핵 또는 조기 하야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인 국가안보보좌관에 해군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의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제독(60·중장)을 낙점했다고 미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가 보도했다. 하워드는 군 생활 대부분을 특수전 분야에서 보내면서 풍부한 대테러전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이슬람국가(IS) 격퇴전 수행을 위한 안보라인 컨트롤타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11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해군 특수전개발단(DevGru·네이비실 6팀) 작전장교를 지내기도 했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이 강력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와 하워드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동을 담당하는 중부사령부에서 각각 사령관과 부사령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하워드는 대머리에 얼굴 왼쪽에 적의 칼로 인한 깊은 상처가 있는 강골형 군인으로 현역 지휘관 시절에도 젊은 병사들과 윗몸일으키기 대결을 하면 대부분 상대방이 구토를 하며 항복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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