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PP 탈퇴 트럼프發 무역전쟁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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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밝힌 지 하루 만인 2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다. 미국의 근로자들에게 좋은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무역 중심의 세계질서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보호무역, 양자(兩者) 무역협정 시대로 가는 것이 분명해졌다. 

 당장 멕시코는 페소화 가치가 20%나 떨어지고 증시 시가총액이 6%나 빠졌다. NAFTA만 믿고 멕시코에 공장을 지은 한국의 수출 대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여한 TPP에 한국은 가입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트럼프의 행보가 워낙 거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재협상하자고 나설 공산이 크다.

 트럼프발 세계무역전쟁 서막에도 정작 미국에 기대만큼 실익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제4차 산업혁명과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줄어드는 미국 내 제조업 지원을 위해 시대착오적 보호주의를 들고 나온 것부터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을 가져올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교역과 경제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자국 산업 및 일자리 보호를 주장하면서 자동차 의약품 등에서 한미 FTA 추가 협상을 벌인 전력이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TPP를 주도하던 일본이 타격을 받으면 미국 시장에서 상품이 겹치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수출 길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북미자유무역협정#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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