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여당, 71→193석 제1당 전망
국경 교전 사태로 ‘안정’ 여론 확산
총리 연임 유력… 야당, 패배 인정
기업가 출신 정치인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사진)가 이끄는 보수 성향 품짜이타이당이 8일 실시된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총리 연임이 유력해졌다. 지난해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 교전 사태로 태국 내 친(親)군부 보수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
방콕 개표소 수작업 진행
8일 총선이 치러진 태국 방콕의 한 개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약 5000만 명의 유권자가 태국 전역의 투표소에서 총 500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했다. 방콕=신화 뉴시스태국 타이PBS 방송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24분 기준(개표율 95%)으로 비공식 집계 결과 품짜이타이당이 하원 500석 중 193석(38.6%)을 차지했다. 현 의석수(71석)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왕실과 군부의 지지를 받는 보수정당이 원내 1당에 오른 건 1996년 총선 이후 처음이다. 품짜이타이당과 손잡은 끌라탐당도 예상 의석이 58석으로, 두 당을 합해 과반이 넘는 252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진보 성향 야당 국민당은 151석에서 116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낫타퐁 릉빤야웃 국민당 대표는 9일 “아누틴 총리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면 야당에서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20년간 태국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의 프아타이당은 74석으로 3위에 그쳤지만, 연립정부 파트너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BBC 등은 품짜이타이당의 총선 승리 요인으로 캄보디아와의 교전을 꼽았다. 국경 무력분쟁 이후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지면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아누틴 총리의 전략이 먹혔다는 것. 이에 비해 반(反)군부 노선을 내세운 국민당은 징병제 폐지, 군 장성 감축 등을 주장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누틴 총리는 8일 밤 방콕 당사에서 “품짜이타이당 당원 모두의 마음속에는 민족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2023년 총선 이후 2년여 동안 총리가 세 번 교체되는 정치불안에 경제 부진이 겹치자, 안정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보수 정당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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