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압박 이어 “美, 비관세장벽 진척 없으면 관세 올리겠다 해”

  • 동아일보

조현, USTR대표와 대화 밝혀
“각국과의 무역적자 표 보여주며 韓 이해하고 협의 빨리하라 말해”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안 통과… 우원식 “가급적 이달 법안 처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의 설득에도 미국은 인상 관세 효력을 즉시 부과하는 내용의 관보 게재를 조만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법 처리 윤곽이 나왔고 투자 이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에도 미국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의 조속한 이행에 더해 온라인플랫폼법 등 비관세 장벽 해소까지 연계시키며 지난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 합의 분야 전반으로 압박 전선을 넓히는 형국이다.

● “美 관보 게재 시 유예기간 없이 관세 부과”

9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미국은 관보 게재를 미루거나, 게재해도 특별법 처리 전까지 유예 기간을 둬 달라는 우리 요청에도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늦어도 수주 내로 관보 게재에 나서겠다는 기류라고 한다. 정부는 현재 미국이 게재 즉시 25% 관세 효력이 부과되는 방향으로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이 팩트시트에 명시된 통상 분야 합의 전반으로 전선을 넓히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대미 투자 문제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비관세 장벽 문제를 다뤄 온 가운데 미국 내 관보 게재 협의와 맞물려 미국 부처별 관심사가 한데 모이고 있다는 것.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 원인이 전적으로 특별법 입법 지연에 있다던 그간의 정부 설명과는 달라진 기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그리어 대표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미국이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리어 대표가) 표를 하나 꺼내 보여 줬다. 미국이 갖고 있는 여러 나라와의 무역 적자 현황이었다”며 “(그는) 자기로선 이 모든 나라와 비관세 장벽을 비롯한 통상 교섭을 해 나갈 수밖에 없는데 한국도 그런 점을 이해하고 비관세 장벽 문제 협의에 빨리 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관세 장벽 문제가 관세 압박과 연계되는 데 대한 정부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관세 합의에서 한미는 비관세 장벽 문제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기로 했지만 온플법이나 고정밀 지도 반출을 포함한 디지털 규제, 농산물 및 식품 검역 규제 등에 대한 이견으로 회의 개최가 지연돼 왔다.

다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월에 특별법이 통과되면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보통 관보 게재까지 3일이나 일주일이 걸리는데 (아직) 관보 게재가 되지 않은 건 그간 기울여 온 다각적인 노력이 미국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 여야 특위 구성안 의결, 다음 달 9일 처리 목표

이런 가운데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상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여야는 다음 달 9일까지를 목표로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위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맡는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특위 활동 기한은 본회의 의결 직후 한 달 이내로 의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통과 후 “한 달로 활동 기한을 정했지만 중대하고 급박한 사유가 있어 가급적이면 2월 중으로 법안 처리가 가능하도록 밀도 있게 논의해 달라”고 했다.

1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서로 합의된 민생 법안 처리만을 예고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중 사법개혁안 등 개혁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 특별법 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관세 인상#미국 관보#대미 투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