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나무 인간’ 16차례 수술로 양손 회복…“딸 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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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0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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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캡처
사진=CNN 캡처
나무껍질같은 사마귀가 손을 뒤덮는 희귀병에 걸렸던 방글라데시 남성이 치료를 받고 예전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아불 바한다르(남·27)는 사마귀표피형성이상(epidermodysplasia verruciformis)이라는 희귀질환을 앓아오다 최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예전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

사마귀표피형성이상은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과민반응하게 만드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희귀질환. 나무껍질 같은 사마귀가 손, 발, 얼굴 등을 온통 뒤덮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 질환을 앓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CNN은 전했다.

그가 증상을 처음 감지한 것은 10세 때였다. 딱딱한 사마귀가 바한다르의 손을 뒤덮기 시작하더니, 손이 어느새 나뭇가지처럼 변해 원래 손 모양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됐다. 수술을 시작하기 전 언론에 공개된 그의 사진을 보면, 마치 양 손에 나뭇가지 다발을 들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병은 그의 인생을 거의 앗아 갔다. 인력거꾼이던 그는 우선 일을 그만둬야 했다. 스스로 뭔가를 먹거나 마실 수 없어 식사 때마다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이를 닦거나 씻을 수도 없었고, 얼마 전 태어나 아직 어린 딸을 품에 안아볼 수조차 없었다.

바한다르의 사연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나무인간(Tree man)’으로 불리게 된 그는 지난해 CNN과 인터뷰에서 “난 평범한 사람처럼 살고 싶다. 그저 딸을 품에 안아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의 딱한 처지가 화제가 되자 방글라데시 정부가 나서 그의 수술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그는 다카르의과대학병원에서 지난해 2월부터 총 16차례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의 손에 있는 사마귀를 레이저로 제거했다.

수술을 집도한 다카르의과대학병원의 의사 사만타 랄 센은 이날 CNN에서 “바한다르의 상태가 아주 좋다”며 “이제 자신의 손으로 먹거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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