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 주고 받은 오바마-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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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위로… 아베는 진주만공습 추모관에 전달

 20일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마지막 ‘종이학 외교’를 펼쳤다. 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우에 도미히사(田上富久) 나가사키(長崎) 시장은 전날 미국 대사관을 찾은 자리에서 캐럴라인 케네디 대사로부터 핑크색과 붉은색 종이학 2마리를 선물받았다.

 이 종이학은 지난해 5월 피폭지 히로시마(廣島)를 찾아 직접 접은 종이학 4마리를 건넸던 오바마 대통령이 나가사키에 주기 위해 따로 접어 놓은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케네디 대사가 보관하고 있었다.

 두 살 때 피폭된 소녀 사사키 사다코(佐佐木禎子)는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을 듣고 종이학을 접다 1955년 세상을 떠났다. 이후 ‘사다코와 1000마리 종이학’은 일본 내에서 원폭이 초래한 비극의 상징이 됐다.

 케네디 대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종이학을 접는 사진과 ‘미일 두 나라는 다른 많은 국가와 함께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향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오바마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나가사키 시는 선물받은 종이학을 3월 말까지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에 전시할 방침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접은 종이학을 미국 하와이 진주만의 희생자 추모 시설에 보냈다. 아베 총리 부부의 종이학은 피폭자 2세인 사사키 유지(佐佐木祐滋) 씨가 전달했는데 그는 종이학의 모티브가 된 사다코의 조카다. 오바마 대통령의 종이학 선물에 감동한 유지 씨는 아베 총리 부부를 포함해 피폭자, 지역 중학생 등과 함께 접은 3000마리의 종이학을 6일(현지 시간) 희생자 추모 시설 애리조나기념관에 기증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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