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함, 日해협 관통… 남중국해선 잠수함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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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中해군 ‘광폭행보’
5일 호위함 등 ‘쓰가루 해협’ 통과… 日 초계기-호위함 출동 경계 나서
中 관영언론 “통상적 활동” 주장
中 잠수함, 말레이시아 항구 기항… 美의 동남아 군사협력 견제 나서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근력’을 과시하며 동아시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군함들을 일본 열도 좌우 해협으로 통과시키는가 하면 일본과의 영토 분쟁 해역에 해경선을 보내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잠수함을 기항시켰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기선 제압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들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소말리아 앞바다와 아덴 만 해협에서 해적 감시 활동 등을 벌이고 귀환하던 중국 잠수함과 군함 한 척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북단의 코타키나발루 항에 3일 들어가 7일까지 머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신문국은 7일 ‘039A형’ 잠수함 한 척과 원양 구조선 창싱다오(長興島)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확인했다.

 코타키나발루 항은 필리핀 수비크 만 등과 함께 미군이 잠수함과 군함을 정박시켜 대(對)중국 견제 기지로 사용하는 곳이다. 호주 시드니 로위 연구소의 유언 그레이엄 국제안보프로그램 국장은 WSJ 인터뷰에서 잠수함 기항에 대해 “앞으로 말레이시아의 협조하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WSJ도 “이는 동아시아의 세력 재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7일 “휴식과 오락을 위해 잠수함이 들르는 것은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색안경을 쓰고 보려는 것은 중국위협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중 해군의 미사일 호위함 옌청(鹽城) 함과 다칭(大慶) 함 그리고 보급선 타이후(太湖) 함은 5일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津輕) 해협을 관통해 태평양에서 동해로 진입했다. 중국 군함 3척이 3해리 영해선을 아슬아슬하게 따라가며 항해하자 일본은 P-3C 초계기를 출동시키고 호위함을 따라붙이는 등 경계 태세를 크게 강화했다.

 환추시보는 자국 군함의 쓰가루 해협 통과는 2000년과 2008년 그리고 지난해 2월에도 이뤄졌다면서 “일본이 ‘긴급 항공기 출동’ 등으로 소동을 피운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오히려 일본이 올여름 전까지 통합방위전략을 마련해 도서 영유권 문제 등으로 긴급 상황 발생에 대비하기로 한 점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 중국은 8일에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로 해양 경비선 3척을 보내 일본이 영해로 주장하는 수역 안으로 1시간 반가량 진입시켰다가 벗어났다. 일본은 순시선을 긴급 출동시켜 영해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중국 해경선들은 새해 들어 매일 센카쿠 열도의 접속수역을 항해하고 있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영해 안으로 진입한 것도 4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 외무성은 8일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항의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남중국해에 들어간 첫 항모 랴오닝(遼寧) 함은 1일 함대 전단 기동훈련을 한 데 이어 5일에는 함재 헬기의 이착륙 훈련을 벌였다고 홍콩 밍(明)보가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즈(直)18J’가 전쟁준비 태세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국 헬기 중 중량 체적이 가장 크고 무거운 최신 기종이라고 소개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8일 “지난해 12월 25일 랴오닝 함이 제1열도선(중국의 해양 방어선)을 넘어 서태평양으로 처음 진출한 데 이어 조만간 제2열도선도 넘어 동태평양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태평양은 멀리는 미국의 서부 연안까지 포함된다. 중국 언론은 또 앞으로 2년 내에 첨단 스텔스 전투기 J-20 100대가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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