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결의 내친 이스라엘, 정착촌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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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美가 결의채택 배후”… 동예루살렘 주택건설 앞당겨
EU “이스라엘 제재 나서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고 동예루살렘 정착촌 주택 건설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리 결의안 통과에 기권 표를 던진 미국이 배후에서 결의를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예루살렘 도시개발건축위원회는 동예루살렘에 새 주택 618채를 짓는 방안을 승인하고 그동안 추진 중인 동예루살렘 정착촌 용도 신규 주택 5600채에 대한 건설 계획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가 2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결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제재나 징벌을 담지 않아 상징적인 성격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유럽연합(EU) 내부에서는 이번 안보리 결의를 근거로 이스라엘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U는 팔레스타인 지역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물건을 원래의 이스라엘 상품과 차별해 자유무역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착촌 주민들을 EU 국가에 입국하지 못하게 하거나 EU 기업과 은행이 정착촌에서 영업하는 이스라엘 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미국은 내년 1월 15일 70여 개국이 참가하는 프랑스 파리 국제평화회의에서 그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견지해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 원칙을 다시 제안할 방침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8일 이-팔 분쟁에 대한 외교담화에서도 이 같은 해법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5일 전에 열리는 이번 회담을 자신이 중동 평화에 기여했다는 업적을 남기는 데 활용하려 한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파리 회의를 ‘현대판 드레퓌스 재판’에 비유하며 둘 다 프랑스가 부당하게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드레퓌스 재판은 유대인인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만 법정에 세웠지만 이번 회담은 이스라엘 국민 전체와 국가를 재판에 세우려는 시도라는 차이만 있다는 것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스라엘#정착촌#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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