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카드’ 수위 높인 푸틴 “對美 핵미사일전력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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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잠재적 공격자보다 강하다” 러해군, 전략핵잠수함 증강 착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미국을 겨냥해 전략핵잠수함(SSBN)을 중심으로 한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수천 배 위력이 강한 핵미사일을 탑재한 SSBN 증강 작업에 착수했다.

 26일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 글로벌시큐리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일 연말 기자회견에서 “향후 핵미사일 강화와 군 현대화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할 것이며 특히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이 포함된 전략 핵잠수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이건 비밀도 아니고 숨길 것도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군 강화 계획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보다 더 많은 미사일, 잠수함, 폭격기를 갖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렇게만 말하겠다. 우리는 어떤 잠재적인 공격자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국방 관련 연설에서 “전략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미국의 핵 능력 강화 및 확장 방침을 밝혔다.

 푸틴의 23일 연설 직후 러시아 해군 빅토르 부르수크 부사령관은 “내년에 핵잠수함인 보레이급 ‘프로젝트 955A’와 야센급 ‘프로젝트 885M’ 생산에 착수할 것”이라며 “(4세대) 보레이급이 핵잠수함의 주축이라면 (5세대) 야센급은 미래를 겨냥한 최신형 잠수함”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해군도 바로 이날 다탄두핵미사일(MIRV)을 탑재한 보레이급 SSBN ‘포자르스키 왕자’함 건조를 시작했다. 이 잠수함은 개량형(보레이A형)으로는 마지막인 8번째 SSBN이 될 것이라고 스푸트니크뉴스가 전했다. 보레이급 SSBN은 소형 헬기 항공모함 크기인 2만4000t(수중 배수량 기준)으로 최대 사거리 8000km인 ‘불라바-30’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20기까지 실을 수 있다. 불라바 미사일은 MIRV를 10기까지 갖출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12.5배(150kt)나 강하다. 107명의 선원이 480m 깊이에서 90일 동안 머물 수 있다.

 75척의 잠수함을 갖고 있는 러시아 해군은 최근 1만 km 떨어진 핵잠수함 기지와 항만 등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핵 추진 어뢰 발사 시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잠수함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SLBM 발사가 가능해 다른 3대 전략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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