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아니면 돼요,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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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방송프로 ‘SNL’ 영화 ‘러브 액츄얼리’ 패러디
선거인단 투표 앞두고 호소

 
‘그냥 (트럼프 말고)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일 거예요’(맨위부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분장한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이 19일 실시되는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찍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방영된 NBC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한 장면으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을 차용한 것이다. NBC방송 TV 화면 캡처
‘그냥 (트럼프 말고)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일 거예요’(맨위부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분장한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이 19일 실시되는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찍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방영된 NBC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한 장면으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을 차용한 것이다. NBC방송 TV 화면 캡처
“저는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당신은 (대통령) 선거인단이고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할 생각이죠. 그건 실수예요. 그 사람은 정상이 아니잖아요.”

 미국 NBC방송의 정치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17일 방송에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을 패러디해 클린턴이 19일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를 찍지 말 것을 호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클린턴 역할을 맡은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은 한 여성 선거인 집을 방문해 스케치북에 쓴 손편지로 ‘트럼프 불가론’을 역설한다. 트럼프는 안보 브리핑도 거부하고, 중국인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첫 내각에도 문제 인사들만 가득 채워 넣었다며 수십 가지의 문제점을 길게 보여준다.


 “저에게 투표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트럼프 말고)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영화배우 톰 행크스도 좋고, 돌덩어리도 좋아요.”

 선거인단은 주 선거 결과와 다르게 투표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매키넌은 “그래서 준비했다”며 벌금용 1000달러(약 118만 원) 수표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일 거예요”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18일 “트럼프가 19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탈 표 없이 선거 결과 그대로 전체 538명 중 306명의 지지(56.9%)를 받는다 해도 지지율 기준으로 역대 58회의 대선 중 46등에 해당하는 하위권 성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총득표율에선 2.1%포인트 뒤졌는데 이는 ‘상대후보와 득표율 차’ 기준으로 꼴찌에서 세 번째다. 유력 후보 4명이 경쟁한 1824년 선거에서 퀸시 애덤스가 앤드루 잭슨보다 10.4%포인트 뒤지고도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결정한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 1876년엔 러더퍼드 헤이스가 총득표율에선 3.0%포인트 뒤졌지만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해서 이겼다. 1888년 벤저민 해리슨(―0.8%포인트)과 2000년 조지 W 부시(―0.5%포인트)도 총득표율이 상대 후보보다 적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트럼프#힐러리#s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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