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백악관을 떠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소재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에 개인 사무실을 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재임 중에도 환경과 기후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 관련 행보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의 포기보텀에 위치한 WWF 빌딩에 사무실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 사무실은 오바마 대통령이 둘째 딸 사샤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년간 머물기로 한 칼로라마 자택에서 6,7분 거리에 있다.
환경보전을 목표로 하는 비정부단체(NGO)인 WWF는 오바마와 인연이 깊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3년 상아 획득을 위한 코기리 포획 방지를 목적으로 설립한 '야생동물 밀매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카터 로버츠 WWF회장을 위촉한 바 있다. 또 오바마는 재임 중 친환경적 정책기조를 유지한 대통령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그가 WWF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은 퇴임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맞서 기후변화와 야생동물 등 환경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업적을 지켜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 사무실을 통해 대선 패배 이후 위기에 놓인 민주당 재건 작업에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백악관은 사무실의 정확한 용도와 대통령의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히지 않은 상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 사무실이 '오바마 재단'의 워싱턴 지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재단'은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모으는 중심조직으로, 시카고 남부 하이드파크 복합상업단지에 있다. 매체는 "기금조성을 위해 시카고 본사와 별도로 워싱턴에 지부를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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