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판세 흔들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말실수-위키리크스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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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1]2012년 흑인들 대거 투표장에 첫 흑인대통령 오바마 당선 이끌어
위키리크스 공개안한 자료 촉각… 후보들 막판 말실수 치명타 될 수도
IS선전매체, 대선전후 테러 선동

 미국 대선이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판세에 영향을 끼칠 만한 막바지 변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투표율과 후보들의 말실수, 주요 매체의 막판 폭로전 등을 중대 변수로 꼽았다.

 특히 두 후보가 어느 때보다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투표율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지층이 실제로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표 결집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 인종별 투표율은 백인 64.1%, 흑인 66.6%였다.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흑인 투표율이 60%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2년엔 흑인들이 대거 투표장을 찾으면서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흑인 후보가 없는 만큼 흑인 투표율이 2012년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은 종전보다 높아졌지만 백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이전보다 상승한 반면 흑인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은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조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클린턴 지지 유세에 나서 흑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으로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클린턴에겐 큰 우군이다. 2012년 대선 당시 48%라는 저조한 투표율에 그친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이어 실제 투표장에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히스패닉 커뮤니티는 표로 트럼프를 심판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가 막판에 어떤 실수를 하느냐도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막말 후보로 이미 판정 난 트럼프보다 클린턴이 말실수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클린턴은 지난달 유세 도중 트럼프 지지자들을 겨냥해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고 했다가 사과해야만 했다. 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 언론은 물론이고 위키리크스 등이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은 막판 결정타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연예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가 트럼프와의 혼외 관계를 주장하는 한 전직 모델 이야기를 독점 보도할 권리를 사들였지만 정작 보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 잡지의 모회사인 아메리칸미디어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이었던 캐런 맥두걸에게 트럼프와 관련된 이야기를 독점 보도할 수 있는 권리금 명목으로 8월 초 15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줬지만 아직 보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맥두걸은 2006∼2007년에 10개월 정도 현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상태였던 트럼프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5일 멜라니아가 취업비자 없이 미국에서 모델로 일해 돈을 벌어들인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멜라니아가 1996년 10월 미국 취업비자를 취득하기 약 7주 전부터 10차례 모델 활동을 하며 2만56달러(약 2310만 원)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한편 USA투데이는 5일 테러감시 단체인 시테(SITE)를 인용해 이슬람국가(IS)가 선전매체인 ‘알 하야트 미디어센터’에 미 대선 전후 테러를 선동하는 글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IS는 선언문에 “IS 전사들이 당신을 도륙 내고 투표함을 박살내려고 왔다”고 적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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