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토론회 질문내용, 클린턴에 사전유출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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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민주당 간부가 제공”… CNN 부인에도 선거조작설 시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연방수사국(FBI)의 개인 e메일 추가 수사에 이어 또 다른 e메일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번엔 민주당 경선 토론 과정에서 특정 질문을 사전에 받아 봤다는 의혹이다.

 지난달 31일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도나 브라질 민주당 전국위원회 임시위원장은 CNN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경선 토론 질문을 클린턴 측에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e메일을 보냈다. 브라질은 미시간 주에서 열린 CNN 주최 민주당 타운홀 토론회 하루 전날인 3월 5일 존 포데스타 클린턴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에게 e메일을 보내 “한 여성이 미시간 주의 납중독 오염 문제에 대해 질문할 것이다. 클린턴이 대통령으로서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지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론장에서는 리 앤 월터스라는 여성이 클린턴과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취임 후 100일 내에 납중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브라질은 역시 CNN이 개최한 토론 전날인 3월 12일에도 클린턴 캠프의 제니퍼 팔미에리 공보단장에게 e메일을 보내 “내가 질문을 미리 볼 수 있다. 확보하면 미리 더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지난달 초 위키리크스의 폭로에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위키리크스가 포데스타의 e메일 해킹 내용을 폭로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이에 CNN은 “브라질은 민주당 전국위 위원장을 맡은 뒤인 10월 14일 CNN 정치평론가를 그만뒀다”며 “브라질은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토론회 사전 질문을 알 수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 폭로 내용에 대해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후보 측과) 나눈다. 내가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공유하려고 한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놔 오히려 의혹이 증폭됐다.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가 주장해 온 CNN 등 기성 미디어를 통한 선거조작론이 공화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NYT는 “브라질의 e메일 의혹으로 민주당 경선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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