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안보-테러대응 능력이 승패 가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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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약함이 침략 자초” 오바마-클린턴 싸잡아 비난
클린턴 “트럼프 섣부른 발언… 무슬림 전체 적으로 만들어”

17일 미국 뉴욕과 뉴저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직후 즉각 ‘폭탄 공격’으로 단정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1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주 유세에서 “클린턴은 이슬람 급진 테러리스트들보다 나의 지지자들에 대해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훨씬 강경하게 말한다”고 비난했다.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서는 “이민 안보가 곧 국가 안보다. 그런데 오바마와 클린턴은 난민 수천, 수만 명이 미국을 파괴하고, 덜 안전한 곳으로 만들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나약함은 침략을 자초한다. 오바마와 클린턴은 나약하기만 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피부색이나 인종을 기반으로 해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인 인종 프로파일링이 테러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까지 했다. 법적으로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에서 금기인 수사 방식 도입을 제안한 것이다.

사건 초기 신중한 태도였던 클린턴도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슬림 전체를 공격하는 트럼프의 신중치 못한 발언이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무장단체의 테러리스트 모집 선전에 이용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슬람 전체를 적으로 만들면서 우리의 적을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19일 “폭탄테러가 국가 안보를 대선의 최우선 이슈로 만들었다”며 “국가 안보를 책임질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 날로 고조되는 테러리즘 대응 능력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실수로 추방 대상자 800여 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 이민행정 시스템에 허점을 노출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해 클린턴 진영을 당혹스럽게 했다. 미 국토안보부(DHS) 감사관실이 이날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무부 산하 이민국(USCIS)이 범죄자 또는 도망자 등 추방 명령을 받은 최소 858명에게 시민권을 줬다. 감사보고서는 이들의 디지털 지문이 DHS나 연방수사국(FBI)에 보관돼 있지 않아 이민국이 부적격자들에게 시민권을 잘못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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