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상징’ 우뚝 선 샌더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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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후보 지명’ 역할 직접 맡아
경선패배 인정하며 전폭적 지지

대의원들 일제히 기립박수-환호
힐러리 “함께하면 더 강하다” 트윗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6일(현지 시간) ‘유리 천장’을 깨고 미국 역사상 첫 주요 정당의 여성 대선 후보가 되는 역사적 순간엔 경선 내내 치열하게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있었다.

샌더스는 이날 후보 지명을 위한 ‘롤 콜’(대의원 공개투표) 도중 클린턴의 후보 지명을 제안하면서 ‘승복의 정치’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앞서 전대 첫날인 25일에도 메인 연사로 나서 “버니”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을 진정시키며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샌더스였다.

오후 4시 26분경 시작된 대의원 투표는 별 소동 없이 진행돼 클린턴의 승리로 끝났다. 투표 시작 두 시간 후 테네시 주 개표 결과 클린턴이 전체 대의원의 절반(2383명)을 얻어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의 대의원 투표가 끝나자마자 바로 마이크를 잡고 클린턴을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할 것을 제안했다. 8년 전 민주당 전대에서 클린턴이 당 화합을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지명을 제안한 것과 똑같았다.

원래는 알파벳 순서대로 각 주 대의원들이 투표하지만 민주당은 샌더스가 클린턴의 후보 지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샌더스 측과 조율해 버몬트(Vermont) 주 순서를 맨 뒤로 옮겼다. 전대장에 모인 대의원과 지지자들은 대부분 기립해 박수를 치며 “힐러리” “버니”를 외쳤다.

마샤 퍼지 전대 임시 의장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위대한 단합의 정신을 보여줬다. 박수로 지명을 확정하겠다”고 하자, 대의원들은 “찬성합니다(Aye·미 의회에서 찬성할 때 Yes 대신 사용하는 표현)”라고 말했다.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샌더스가 마지막까지 민주당의 단합을 위해 축복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후보 지명 후 곧바로 트위터에 샌더스의 발언 동영상과 함께 대선 슬로건인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를 올려 샌더스의 승복에 감사를 표했다.

필라델피아=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 대선#샌더스#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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